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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_의식의 흐름]

✿달꽃 2017. 6. 11. 01:16

* 말그대로 의식의 흐름 *

* 두서없음 *

* 퇴고 안함 *


 “정성은 알아줄 거라고…? 가당치도 않는 소리.”

 모두 사탕발린 말에 지나지 않구나, 아가.

하루에 몇 번씩이나 예배당 앞에서, 여신상 앞에서 그렇게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 빌었어. 제발, 제발 나에게 길을 알려달라고. 목소리를 알려달라고. 아인체이스, 아인체이스. 이름 부르던 그 목소리 한번 들려달라고. 언제부턴가 모르게 주변에 맴돌면서 웅웅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 제발…. 나에게. 나에게. 알려달라고. 진심을 담아 기도하던 손은 ‘그’에게 먹혀버려 이미 육신은 부서지고 있는데.

 “가엽기도 하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

 “이렇게 갈구하는데도. 왜 그 여자는 너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을까?”

 아― 이미 너를 잊어버린 것 아닐까? 키득거리는 소리가 온 몸을 헤집는 것만 같았다. 울컥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가까스레 삼켜내고 뒷통수를 따끔거리게 만드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어느새부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눈은 점점 더 선명해졌다. 주위를 맴돌면서. 언제나. 때를 가리지 않고.

 나를 봐주련. 나와 함께 하지 않겠어? 그 여자는. 이미. 너를 잊어버리고 없는데.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왜? 아직도 쓸데없는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니? 아가. 내가 보이잖니.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나를 봐주련. 아가, 나를 봐주련.

 무너진 틈새 사이에 비집고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간단했다. 그 구멍을 메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나를 봐주련. 아가. 살펴보렴. 나는, 너를 버리지 않는다.”

 “…나를.”

 “그래.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란다.”

 “…나를. 함께….”

 아아, 망가져버린 인형을 줍는 일은 정말로 유쾌해.

 “모두 의미 없는 짓이다.”

 그래. 나와 함께 지켜보자. 너를 만든 신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그리고 그녀를 찬양하며 의미 없는 유리인형이 어떻게 깨지는지. 나와 함께. 세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같이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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